미군기지 확장, 강제로 땅 뺏긴 주민들 "너무 억울하다"
내 돈 주고 산 내 땅인데..
정부가 무슨 권리로
강제로 내 땅 뺏나!
주한 미군이 아파치 헬기부대를 전북
'군산미공군기지'로 이전하면서 기지
확장에 필요한 군산시 옥서면 일대의
토지(37만㎡)를 국방부가 주변시세에
비해 낮은가격에 강제수용하자 주민들이 '왜 강제로 내 땅을 빼앗느냐!'며 억울함을 호소하고 있다.
“내 땅 값이 40만원도 넘는데 지금 국방부는 강제로 내 땅 뺏으면서 고작 5만원을 주겠다고 한다. 세상에 이런 일이 어디 있나? 우리가 돈을 많이 달라는 것도 아니지 않는가? 자식 같은 땅 눈 뜨고 뺏기는 것도 억울한 데... 남의 땅 뺏으면서 최소한의 양심이 있다면 생계라도 유지하게 해 줘야 할 것 아닌가? 먹고 살려면 새로 땅을 사서 농사를 지어야 하는데, 이 돈 가지고는 농사지을 땅 어디 가서도 구할 수 없다. 우리 보고 어떻게 하라는 건가? 죽으라는 소린가?”
주한미군이 아파치 헬기부대를 전북 '군산미공군기지'로 이전을 추진하면서 국방부가 기지 확장에 필요한 군산시 옥서면 일대 토지 37만㎡를 주변 시세에 비해 낮은 가격에 강제수용하자 주민들이 강하게 반발하고 있다.(국방부는 지난해에도 이미 기지 주변 토지를 강제 수용한 바 있다.)
주민들이 이처럼 미군기지 앞에서 집회를 열며 분노하는 것은 강제로 땅을 빼앗기는 것은 물론, 보상금으로 나온 돈이 현 시세보다 턱없이 낮은 탓에 그 돈으로 농사지을 다른 토지를 구입할 수 없어 생계마저 위협받고 있기 때문이다. 주민들에 따르면 현재 인근 지역의 토지가격은 ㎡당 최소 10만원~40만원이 넘게 시세가 형성되 있지만 국방부가 매입 보상금으로 제시한 금액은 5만원 정도, 말 그대로 헐값에 강제로 토지를 빼앗기는 셈이다.
주민들은 "국방부가 제시한 보상가격으로는 다른 농지를 도저히 구입할 수 없어 농사를 지을 수도 없고, 다들 일흔이 넘은 노인들인데 도심에 나가 장사하며 살 수도 없는 것 아니냐"면서 “농사짓고 나이 들었다고 해서 이렇게 정부가 힘을 동원해 일방적으로 토지를 강제로 뺏는 것은 농사만 짓고 살아온 농민들에게는 죽으라고 하는 것과 다름없다”고 억울함을 토로했다.
특히 주민들은 "한국 정부가 필요해서 그런 것도 아니고, 미군 주려고 제 나라 국민 땅 강제로 뺏고 국민들 거리로 내 쫓는 나라가 어디 있느냐”면서 “내 돈 주고 내가 산 내 땅인데, 칠십 먹도록 한 평생 농사지은 땅인데 정부가 무슨 권리로 내 땅을 강제로 뺏느냐. 너무도 억울하고 분하다.”며 떨리는 목소리로 눈시울을 붉히기도 했다.
지금 주민들은 정부를 상대로 돈을 많이 달라고 하는 것도 아니다. 최소한 다른 토지라도 구입해 농사라도 계속 지을 수 있도록 해 달라는 것이다. 물론 주민들이 요구한 금액의 돈을 받더라도 그 돈으로는 다른 토지를 구입하기가 현실적으로 어려운 상황이라는 게 주민들의 설명이다. 그러나 주민들은 “오랜 싸움에서 지치고 고단하다. 정부가 최소한의 보상금만 지급하면 어떻게 하던 살아보겠다.”면서 정부의 관심을 호소하고 있다.
하지만 주민들의 이러한 억울함과 호소에도 불구하고 국방부는 현재 주민들에게 제시한 토지매입 보상금을 법원에 공탁하는 등 추가 보상 없이 강제수용을 진행할 방침으로 알려져 주민들은 자칫하면 턱없이 낮은 보상금을 받고 강제로 땅을 빼앗기는 것은 물론, 살던 고향마저 떠나야 할 형편에 놓여 있다.
일흔이 넘은 나이에 오늘도 강추위 속에서 집회를 열고 있다. 하지만 국방부도, 지자체도, 대다수 언론도... 아무도 이 분들의 목소리에 귀를 기울이지 않는다. 세상의 외면속에서 그들은 지금 지쳐가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