7살 딸 머리 말리다 삐진 아빠^^
으~ 죽어도 머리 안 자르겠다는 녀석! 요즘 요녀석 머리 감기고 말리느라 꽤나 고달프다-_- 하지만 요녀석들 보는 재미로 산다.^^
어제도 딸이랑 한바탕 실랑이 벌였다. 목욕하는 날은 맨날 이렇게 싸운다. 더운 여름인 요즘은 그래서 매일 매일 딸이랑 싸운다. 머리가 긴 딸, 제발 머리 좀 잘랐으면 좋으련만 죽어도 안 자르겠단다. 자기는 긴 머리가 좋대나 뭐래나^^
그래서 아빠인 내가 요즘 고달프다. 아이들 목욕 전문 담당인 나. 4살 아들 녀석 머리는 쓱쓱 해 주면 금방 마르는데, 긴머리 딸 녀석 머리는 감기기도 힘들고 드라이기로 말리는데도 시간도 꽤 걸리고. 더군다나 말리는 데 오래 걸린다고 짜증내고, 어떤 때는 킥킥거리며 말리다 말고 도망가는 녀석 붙잡아오기를 반복하고, 머리 말리고 나서 빗으로 빗겨 주다 빗에 머리카락이 걸리면 아프다고 살살 하라고 잔소리하고...
암튼 요녀석 머리 감기고 말리다 보면 요렇게 잔소리 듣기 일쑤다.-_-
"아빠! 빨리 좀 말려!!"
"이게 다 니 머리가 길어서 그래. 머리 자르면 빨리 말리지. 머리 자를래?"
"싫어. 난 머리 기를꺼야"
"아, 왜~ 도대체 뭣 땜시 머리 기르려고 하냐고? 지금도 길구만. 아빠 니 머리 감기고 말리려면 힘들어 죽겄어. 너도 오래 말리니까 짜증나잖아. 그러니까 제발 자르자. 오늘 아빠 머리 자를건데 같이 자를까?"
"싫어!"
"그러지 말고 아주 째끔, 아주 째끔만 자르자 응!"
"싫다니까. 난 머리 길은 게 좋아. 허리까지 기를꺼야"
"기네스북 도전하냐? 좋아. 그럼 니 맘대로 하셔. 대신 머리 감을때랑 말릴 때 짜증내지마"
이렇게 매일 매일 토시하나 안 틀리고 반복되는 멘트로 싸운다.^^
딸 머리 감기고 말리다가 딸 잔소리에 삐지다!^^
우리딸 보물 1호. 매일 매일 요거 해 보고 조거 해 보고^^ 요 사진 찍을 때도 머리 자르자고 하면 조렇게 안 자른다고 반항^^ 지금은 머리가 훨씬 더 자랐다.-_- 쨈만 자르지 딸~
긴 머리를 유난히 좋아하는 우리 딸. 머리를 어찌나 애지중지 하는 지, 머리가 예쁘게 묶어진 날은 머리끈이나 머리핀 풀르지도 않은 채 예쁜 머리 망가질까봐 베게에 머리를 아주 조심스럽게 내려놓고는 나무토막처럼 꿈쩍도 안하고 그대로 자기도 한다. 보면 웃긴다.^^
한 술 더 떠서, 시골 갈 때 졸음이 가득한 딸을 보고는 편안하게 뒷좌석에 누워서 자라고 하면 머리 미워진다며 그냥 꼿꼿히 앉아서 잔다. 시골 갈 때까지 입 벌리고 그냥 앉아서 잔다.^^ 에구, 머리가 저리도 소중할까? 암튼, 대단한 녀석이다.^^
애지중지 자기 머리 소중히 여기는 딸. 그러다 보니 이래저래 사연도 많다.
어떤 때는 딸 머리 말리다 말고 7살 딸하고 신경전 벌이다 딸이 아닌 아빠인 내가 삐질 때가 있다. 실컷 물놀이 하면서 놀아주고 목욕시키고 머리 감기고 말려줬더니 빨리 안 말려준다고 잔소리해대니... 괜히 나도 모르게 "아, 그럼 니가 말려!" 하면서 드라이기 방바닥에 내려놓고 삐져서는 방으로 들어간다.
그런 나를 보고 아내가 "에게게~ 그런거 가지고 삐지고 그러냐! 자기가 한 두살 애기야^^"하면서 놀린다. 속으로 '우씨~ 그럼 자기가 한 번 해보지' 하면서도 솔직히 7살 어린 딸 머리 말리다 말고 딸 잔소리에 삐져서 방에 들어온 나를 내가 봐도 좀 유치하고 웃길 때가 있다^^
안 그럴려고 해도 나도 모르게 삐진다. 요즘도 가끔^^ 암튼, 요녀석 머리 좀 잘라야겠는데...^^
-아이들과 노는 게 좋은 아빠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