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동자 불이익은 노동자 무능력 때문?, 노동부 장관 부적절 발언
노동자권리 못찾는건 노동자탓?
과연 노동부 장관이 할 말인가?
◆손석희 :최소한 노동부장관님께서 말씀
하시는 내용이라면 그런 일들은 예를 들어
‘노사 간의 갈등 때문에 힘들 순 있지만’ 그
렇게 말씀하실 수는 있지만 ‘노측의 문제에
있다’고 말씀하시는 건 받아들이기가 어려
운데요. 아무튼 이상수 장관님의 생각은 그
러신 걸로 전달해드리겠습니다.
◆이상수 노동부장관 : 네.
노동부 장관의 부적절 발언, 노동부는 과연 노동자 위한 부서인가?
11월 5일 라디오 시사프로그램 ‘손석희 시선집중’ 내용 중 일부다. 손석희씨가 발언한 것처럼, 최소한 노동부 장관이라면 그렇게 말해서는 안 되는 말을 이상수 노동부 장관은 국민 앞에서 당당히 발언했다.
노동부 장관은 무슨 말을 한 걸까?
라디오 시사프로 ‘손석희 시선집중’에서는 최근 비정규직 분들의 잇따른 자살과 이에 따른 비정규직 문제, 그리고 법의 사각지대에 놓여 있는 노동자들의 권익보호에 대한 대책 등에 대해 정부 입장을 듣는 자리를 마련, 이상수 노동부 장관을 인터뷰했다.
손석희씨가 ‘비정규직법 시행 이후 상당히 더 어려워지지 않았느냐. 불법 하청이라든가 외주화 등의 방법을 통해 비정규직 해고가 양산되고 있다. 이 같은 일로 인해 비정규직의 고용안정이 점점 더 불안해지고 있다.’고 발언하자, 이 장관은 ‘한 번에 모든 것을 해결할 수는 없지만, 현재 비정규직의 정규직 전환율이 높아지고 있는 만큼 점차 개선될 것이다’라는 취지의 발언을 했다.
이 장관이 이처럼 비정규직 문제에 있어, ‘점점 나아지고 있다’라는 요지의 발언을 하면서 인터뷰는 비정규직이나 우유배달 등 특수고용 노동자, 그리고 중소기업 노동자들이 점점 더 열악하고 어려운 노동환경에 처해있고, 정부가 이에 대한 대책을 마련해야 하지 않겠느냐는 대화로 이어졌다. 이 대화 과정에서 이상수 노동부 장관은 손석희씨가 발언한 것처럼, 최소한 노동부 장관이라면 그렇게 말하지 말했어야 할 발언을 했다.
노동자 권리주장 위한 노조설립 어려움 지적하자, 노동부 장관 “정부는 장려하는 데, 노동자들이 못 만드는 것 아닙니까!”
이해를 돕기 위해 인터뷰 당시 손석희씨와 이 장관의 발언을 보자.
◆손석희 :비정규직 같은 경우에 고용형태는 굉장히 다양화 되고 있는데 고용안정은 점점 더 불안해지고요. 따라서 예를 들어서 노동자들이 노조설립을 하려고 한다든 가 할 때에 이것이 현실적으로 꽉꽉 막혀 있는 그런 상황인데요. 노동부에서 이런 부분에 있어서 역할 할 가능성은 없습니까?
◆이상수 노동부장관 :노조를 설립하려고 할 때에 저희들이 설립을 갖다 막는 그런 건 없고요. 실제 비정규직들이 노조 설립율이 낮습니다. 낮은데 그것은 자기들의 근무형태 때문에 그렇게 돼 있고요. 그분들이 자주 해고되고 그만두고 이러니까 노조를 결성할 시간적인 타이밍을 갖지 못해서 그런 현상이 생기는 것이죠.
◆손석희 :그게 단지 타이밍의 문제일까요? (중간생략) 그리고 중소기업 노동자들이, 예를 들어서 능력이 안 돼서 못 만드는 것 아니지 않습니까. 주어진 환경이 전혀 용납되지 않기 때문에 그래서 못 만드는 것인데...
◆이상수 노동부장관 :대기업은 노조 조직률이 좋은데 중소기업이 낮은 이유는 그 분들이 자주 이직하기 때문에 단체를 만들기에 시간적으로 어려운 것이 아닌가, 자주 그만두고 또 들어오고 하기 때문에 노조를 만드는데 아직까지 익숙지 않고 그래서 못 만들고 있는 것처럼 보이고요. 절대 법으로 금지하거나 저희들이 막는 건 없고 저희들은 오히려 장려하고 있습니다.
◆손석희 :반론이 굉장히 많이 들어와 있습니다. ‘법적인 문제가 아니라 결성하게 되면 사측이 압박이 온다.’ ‘일용직들은 계약기간에는 노조활동이 가능하겠지만 이들은 계약이 끝나면 바로 해고 된다’ ‘노조일로 미움 받아서 해고 될까봐 나서지 못한다. 확실히 알고 말씀해주셨으면 좋겠다.’
◆이상수 노동부장관 :거듭 말씀드리지만 이것(시청자들의 의견)이 정부나 우리 노동부가 도와주지 않거나, 방해해 가지고 안 되는 것이 아니지 않습니까. 원인이 뭡니까? 노측에 있다는 얘기죠. 근로자들한테 있다는 얘기죠.
◆손석희 진행 :최소한 노동부장관님께서 말씀하시는 내용이라면 그런 일들은 예를 들어서 ‘노사 간의 갈등 때문에 힘들 순 있지만’ 그렇게 말씀하실 순 있지만 ‘노측의 문제에 있다’고 말씀하시는 건 받아들이기가 어려운데요. 아무튼 이상수 장관님의 생각은 그러신 걸로 전달해드리겠습니다.
◆이상수 노동부장관 :네.
(인터뷰 전문보기: http://www.imbc.com/broad/radio/fm/look/interview/index.html)
노조 만들어서 권리주장하면 된다고요? 왜 못 만드냐고요? 노조 만들어서 정부에 권리주장하면 정부가 들어줍니까?
이상수 노동부 장관의 발언, 몹시도 화가 치밉니다. 지금 많은 분들이 열악한 노동 실태를 제대로 알아달라고 호소하고 있는 데, 때로는 자신의 생명까지 버리면서 노동자들의 아픈 현실을 외치고 있는데... 노동부 장관은 "노조 말들어서 권리주장하고, 그 권리 찾아라! 왜 노조 못 만드느냐? 정부는 장려하는 데, 노동자들 스스로가 이런저런 일로 못 만드는 것 아니냐?"면서, 오히려 지금의 열악한 노동현실을 무능력한(?)노동자들의 탓으로 돌리는 발언을 했습니다.
노조 만들어서 권리주장 하라고요? 정부는 장려하고 있다고요? 그런데 노조를 못 만들고, 그래서 권리주장을 못 하는 게 노동자 탓이라고요? 장관님! 현실을 너무도 모르고 책상에 앉아서 법, 법 하지 마세요. 누구는 만들줄 몰라서 이러는 줄 아십니까?
작은 중소기업 노동자들이 노조 결성하면 어떻게 되는 줄 아십니까? 사측에서 온갖 압박 들어옵니다. 단합된 힘으로, 법을 무기로 강하게 맞서라고요? 설령 노조 만들어 권리주장한다고 해도 결국 회사에 밉보여서 온갖 정신적 스트레스에 시달립니다. 그리고 계약직이나 일용직의 경우 계약 끝나는 즉시 그 댓가로 짤립니다. 이게 법보다 앞서는 지금의 현실입니다.
그리고, 장관님의 말처럼 노동자들이 못 나서 노조설립 못 만들고 그래서 권리주장 못하면서 불이익 자초했다고 치죠. 노조 만들면, 그래서 권리주장 하면? 노조 설립하고 권리주장하면 정부가 그 목소리 들어줍니까?
정부가 언제부터 비정규직과 중소기업 노동자, 그리고 사각지대에 놓여 있는 이름없는 노동자들의 목소리에 귀를 기울여 주었는지요? 지금도 수없이 많은 노동자들이 곳곳에서 정부를 향해 간절히 외치고 있습니다. 제발 인간답게 살게 해 달라고. 정부가 좀 도와달라고? 그런데, 그런 외침에 지금 얼마나 귀 기울십니까? 그동안 이런 외침에 얼마나 귀 기울이셨습니까? 언제부터 그렇게 법대로 권리 주장하면 그 법이 힘없는 사람들을 지켜주었습니까?
노동자를 대변하는 노동부, 그리고 그 대표인 노동부 장관이 지금의 노동자들의 처한 어두운 현실에서 그 책임이 노동자들의 무능력(?)에 있다는 현실 인식에 분노와 함께 희망이 아닌 어두운 미래를 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