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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의 사랑스런 아내

‘완전범죄’ 노린 남편, ‘셜록홈즈’ 아내에게 들키다^^


우리 집 우렁각시는 '셜록홈즈'

어제 아내가 친구 만난다고 저녁에 외출했다.
나가면서 하는 말, “나 없다고 술 먹지 마!”

히히! 아내가 친구 만나러 나가면 혼자 적적
해서 이따금씩 혼자 술을 먹었더니 아내가 술
먹지 말라는 소리다.^^


근데, 아이들과 놀다 책 읽어준 후 자려는 데,
말똥말똥 잠이 와야 말이지. 밖에 비도 오고~
그리고 먹지말라 하니까 왠지 더 먹고싶은^^
 
그런데 아뿔싸! 주머니에 있는 돈 죄다 털어야 달랑 7백원-_- 이궁, 할 수 없이 그냥 자려고 누웠는데... 갑자기 내 머릿속에서 반짝반짝 전구가 빛나는 게 아닌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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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 우렁각시는 '셜록 홈즈'다. 매번 완전범죄를 노리지만 귀신 같이 잘도 알아챈다.-_-

술 먹은 흔적 모두 없애고, 나름대로 완전범죄라는 생각에 흐뭇해 했건만... 결국!

‘맞아! 그게 있었지^^’


베란다 진열장에 가 보니 역시 그곳에 있었다. 올 여름에 중국 갔다가 북한 음식점에서 사온 송이버섯 술^^ 룰루랄라~^^ 진열장 앞을 가로막고 있는 화장지며 몇 가지 물건을 치우고는 쫄쫄쫄 컵에 따른 후 다시 병은 넣어두고, 맛나게 홀짝 홀짝 먹고 있는데... 띠리리리~ ‘어라 우렁각시네!’ 우렁각시 왈, “지금 들어가는 데 뭐 사다줄까?”


헉! 오늘 따라 왜 이렇게 일찍 들어오는 거지? 뭐 죄진 건 아니지만, 나도 모르게 당황^^ 남은 술 얼른 먹고 나니 입 안 술 냄새가 걱정. 얼른 냉장고에 가서 김치와 밥 한 공기 꺼내서는 우적우적! 손을 모아 후~ 한 후 코로 냄새 맡으니, 김치 냄새만 나네.^^ 얼른 창문 열어 놓고 술 잔 닦아서 제자리에 놓는 데, 찰칵~ 하며 집에 들어 온 아내.


“뭐해?”

(얼떨결에) “보시다시피 설거지하잖아. 자긴 들어가 얼른 자”

“오호! 고마워.”


말은 그렇게 하면서도 눈은 요리조리 내가 술 먹었나? 흔적을 살피는 우렁각시! 흔적이 있을 리가 있나?^^ 설거지 끝나고 들어가니 여전히 미심쩍었는지 ‘아~’ 해보라고 하기에 안 먹었다고 박박 우기면서 음주측정 거부했다. 그랬더니 수상하다며 내 얼굴 억지로 돌리더니, 킁킁~ 냄새를 맡아보는 우렁각시. 그러더니 하는 말, “진짜로 안 먹었나보네?”


ㅋㅋ 난 꼼짝없이 들키는 줄 알았는데, 자기도 맥주 마시고 왔으니 아마 냄새를 못 맡았나보다.^^  우리 우렁각시, 자기 외출 했는데 설거지도 하고 쌀까지 씻어줘서 고맙다면서 아침에 고등어까지 구워 주는 게 아닌가.^^ 히히~ 양심에 좀 찔리기는 했지만, 뭐 어쩌겠는가 그냥 속으로 키득키득 웃으면서 아침밥 먹고 출근했다.


그런데 아침 출근 후 울리는 전화기. ‘어라 우렁각시네. 무슨 일이지?’


“나한테 뭐 할 말 없어?”

“뭐? 없는데!”

“없어? 정말?”


아, 뭔가를 알고 있는 듯한 저 말투! 문득 속으로 ‘술 먹은 거 들킨 것 아냐?’하는 생각이 들었지만, 사건당일인 어제도 증거불충분으로 무사히 넘어갔는데 새삼 아침에 들킬만한 이유가 없을 것 같다는 생각에 박박 우겼다.


“거짓말 하고 있네. 딱 걸렸어! 어쩜 그렇게 시치미를 뚝 떼냐! 어제 술 먹었지?”


에효~ 나름대로 완전범죄라고 생각했는데-_- 다 완벽했는데, 술 꺼낼 때 진열장 앞에 놓여 있던 화장지 뭉치를 원래 상태로 잘 놨어야 하는 데, 술 찾은 기쁨에 도취해서 그만 엉성하게 논 것이 화근이었다. 빨래 널다 화장지에 시선이 머문 아내, ‘혹시?’하면서 술병을 확인해 보니, 술병이 이미 따져 있더란다.^^


셜록홈즈가 따로 없군. 뭐 찾아내는 데는 귀신이야 귀신!^^ 예전에 몰래 꼬불쳐 둔 2만원도 찾아내 자기가 꿀꺽 하더니 말이야! 아무튼 우렁각시는 조심해야 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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