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취재-참세상 꿈꾸며

노 대통령, ‘BBK 특검’ 거부하면 안 된다


국민신뢰 얻을 좋은 기회
한나라당, 왜 특검 거부?


한나라당이 노 대통령에게 ‘BBK 특검’을 거부
할 것을 정식으로 요청했다.

한편으론 한나라당의 특검거부권 주장에 대해
이해하고픈 생각도 있다.


통과 된 특검법에 의해 특검이 실시될 경우,


만약 특검에서 검찰에서 결론내린 ‘무혐의’ 결론과는 달리 이명박 당선자에 대한 새로운 혐의가 나타날 경우 통합신당을 비롯 반 한나라당에 서 있는 모든 정당에서는 분명히 ‘재선거’를 거세게 주장할 것이다. 하지만 이런 주장에 대해 한나라당이 과연 가만히 있을까? 이미 잡은 권력인데, 특검수사 결과를 과연 받아들일까? 정치권은 난장판이 될 것이다.


국민들을 어떨까? 당연히 당선무효와 함께 재선거를 주장하는 쪽과 정권을 빼앗긴 좌파정권의 마지막 정치공작이라고 주장하는 쪽과의 일대 설전이 불가피할 것이다. 양 쪽은 연일 집회를 열 것이다. 정치권 뿐 아니라 국민들 사이에서도 돌이킬 수 없는 분열을 겪을 것이다. 이런 상황 전개를 가정했을 경우 ‘차라리 그냥 거부권 행사하는 게 낫겠다.’라는 생각도 든다.


하지만 반대로 생각해보자.


'BBK 특검' 한나라당과 이명박 당선자는 남아 있는 '불신' 씻고 '강한 신뢰' 확보할 수 있는 좋은 기회!!

그 어떤 조직이든 조직의 수장과 구성원들 사이에 신뢰가 있느냐 없느냐에 따라 그 조직이 내용적으로 일하느냐, 형식적으로 일하느냐가 결정된다. 정부 조직에 비할 것은 아니지만, 회사조직이나 정부조직이나 돌아가는 이치는 같다고 본다.


회사 사장님이나 책임자가 ‘열심히 일 합시다’라고 말할 때, 회사 구성원들은 사장님이나 책임자에 대한 신뢰가 있으면 그 말에 진실을 느낀다. 그런 경영자와 책임자가 ‘열심히 일하자’라고 하면 무엇을, 어떻게 열심히 잘 할 것인지 일의 내용을 고민하면서 열심히 일한다.


하지만 신뢰할 수 없는 사람이 사장이라고 해서, 책임자라고 해서 그 위치와 지위를 이용해 ‘열심히 하자’고 말하면 뒤돌아서서 욕 한다. 그리고 그 앞에서는, 겉으로는 열심히 일하는 척 하지만 사실 형식적으로 일하는 경우가 많다. 회사발전이 될 리가 없다. 설령 발전이 된다고 해도 언제 무너질지 모른다. 


정부도 마찬가지다. 정부 수장인 대통령이 ‘의혹’을 말끔히 씻어내지 못하고 그 ‘의혹’을 안은 채 정부조직의 수장이 됐을 때, 신뢰가 없을 때 과연 그 정부 조직이 제대로 돌아갈까? 소위 대통령으로서 말이 먹힐까? 불도저라는 별명답게 밀어붙이면 된다고? 조직에서 때로는 불도저 같은 강한 지도력이 그 어떤 리더십보다도 효과적으로 위력을 발휘할 때도 있지만, 정말로 강한 조직은 신뢰를 바탕으로 한 조직이라고 본다.


지금 당선자에게 국민들이 가장 바라는 것은 당선자가 주장한 것처럼 ‘경제를 살리고 일자리를 늘려 국민 성공시대’를 여는 것이다. 그런데 경제를 대통령 혼자 살릴 수 있나? 그 대통령의 철학과 계획을 실천하는 것은 바로 대통령의 손과 발이 되어 움직이는 정부라는 조직이고, 그 정부 조직에는 장차관등을 비롯해 수십만 공무원이 있다. 또한 국민들이 있다.


노 대통령은 진정한 '국민통합' 위해 한나라당의 '특검 거부권' 주장을 '거부'해야 한다.

비록 이명박 후보가 대통령 당선자로 뽑혔지만 국민 대다수는 아직도 BBK 사건의 진실 규명이 안됐다고 보고 있다. BBK 뿐 아니라 도덕적으로 신뢰하지 않는 국민들이 많다. 이런 상황에서 비록 표로써 당선이 되기는 했지만, 대통령 취임 전에 ‘의혹’이라는 꼬리표를 달은 채 대통령에 취임한다면, 이후 여러 상황에서 지도자로서의 정당성을 인정받지 못해 통치에 어려움을 겪을 수도 있을 것이다.

대통령과 정부 조직, 그리고 국민들 사이에 ‘불신’이 팽배해 손발이 안 맞아 역량을 하나로 결집하지 못하는 데, 과연 국민들의 가장 큰 바람인 경제를 살릴 수 있을까?


이명박 당선자는 하늘을 우러러 한 점 부끄러운 것이 없다고 했다. 한나라당도 모든 것은 정치공작일 뿐이라고 했다. 그렇다면 무엇이 두려운가? 특검을 해서 혼란스러울 수도 있겠지만, 특검을 통해 의혹을 말끔히 털고 간다면 오히려 이명박 당선자는 그동안의 불신을 씻고 다시 한 번 국민들로부터 대통령으로 인정받은 계기가 될 것이다. 또한 그 신뢰를 바탕으로 경제를 살리기 위한 강한 추진력에 정부 조직과 국민들은 믿고 따를 것이다.


신뢰가 있는 조직은 물리적인 힘이 아니라 화학적인 힘을 발휘한다. 경우에 따라서는 그 화학적인 힘이 불가능한 일도 해 낸다. 세계와 경쟁하는 우리나라가 한 두 사람의 힘으로 경제를 살릴 수 있나? 대통령이 불도저식으로 밀어 붙인다고 해서 단숨에 경제가 도약하나? 신뢰를 바탕으로 한 화학적인 힘이 유기적으로 발휘될 때 도약할 수 있는 저력이라는 것이 생기는 것이다. 그 하나 된 힘이 결국 경제 뿐 아니라 우리나라를 선진국으로 올려놓을 것이다.


따라서 한나라당은 ‘국민통합’을 내세워 ‘특검 거부권’을 말하지 말고, 오히려 ‘진정한 국민통합’을 위해 한나라당 스스로가 먼저 특검을 해야 한다고 주장하는 것이 옳지 않을까? 또한 노 대통령 역시 진정으로 국민통합을 바란다면, 그리고 다음 정권이 모든 국민들에게 신뢰를 얻어 국민성공시대를 열어가기를 바란다면 특검법에 대한 거부권을 행사하면 안 될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