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제 완연한 봄이네요. 이렇게 봄볕 따뜻한
4월이 되면 농촌은 무척 바빠진답니다.
논도 갈고, 밭도 갈고, 논에 두엄과 비료도
내고, 고추모도 키워야하고, 모내기를 위해
볍씨 싹도 틔워야 하고….
그래서 4월이 되면 특별한 일 없으면 매주
시골에 갑니다.
부모님이 연로하시고 기력도 없으시다보니
전에는 당신께서 할 수 있었던 비교적 쉬운
일도 이제 힘에 겨워 못하시니 제가 가서 도와드려야 하기 때문입니다.
바라보면 마음이 아픈 아버지입니다.
지난 주말에는 한식 차례도 있고, 소 먹일 짚도 비닐하우스에 옮겨 놓고, 볍씨 싹도 틔워야 했기 때문에 시골에 갔다 왔습니다. 아마 이번 주에는 싹이 튼 볍씨를 모판에 옮겨심기 위해 또 가야 할 것 갔습니다.
아버지는 매번 제가 갈 때마다 "너도 에미랑 애들 데리고 다른 사람들처럼 어디 놀러도 가고 그래야 할 텐데, 만날 시골 오느라고 그러지도 못하고" 하시면서 미안해하십니다. "기름 값도 비싼 데 만날 이렇게 오면 돈 많이 들겠다"면서 걱정 아닌 걱정도 하십니다.
뭐, 솔직히 그럴 때도 있습니다. 다른 사람들은 다 꽃구경도 가고 소풍도 가는 데, 저는 매주 시골에 가야 하니 아내와 아이들에게 미안한 마음이 들기도 합니다. 또한, 기름 값이 많이 올라서 돈이 예전보다 더 많이 들기도 하고요.
하지만 요즘은 그런 생각보다도 매번 부모님 뵐 때마다 정말 마음이 아프네요. 그래도 몇 년 전까지만 해도 많이 고단한 일이 아닌 작은 일들은 당신들께서 하실 수 있었거든요. 그런데 요즘은 전혀 일을 못하세요.
그런 아버지와 어머니를 뵐 때마다 '얼마나 기력에 부치면 이제 이런 것도 못 하실까'하는 생각을 하면 어떤 때는 가슴이 많이 아프더군요. 이제 80을 앞두신 분들이니 '얼마나 이 자식 곁에 있어줄까?' 하는 생각만 하면 가슴이 먹먹해지기도 하고요.
특히 아버지가 큰 걱정입니다. 자꾸만 아픈 곳이 많아지네요. 고혈압에, 심장판막에, 전립선 비대증에, 요즘은 면역력이 약해지면 나타나는 병까지 앓으십니다. 그래서 매일 매일 병원에 가시는 데, 그 병이 잘 낫지 않는다고 하네요.
건강하셔야 할 텐데, 멀리서 걱정이 많아집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