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취재-참세상 꿈꾸며

자치단체장님들! 업무추진비 제대로 공개하세요!


말 많고 탈 많은 업무추진비!


업무추진비는 자치단체장의

'쌈짓돈'이 절대 아닙니다!!


공개도 안하고, 해도 무성의!



이런 일이 있었습니다. 전국 기초단체장(시장·군수·자치구청장) 230명 중 37명(4명은 구속 중)이 소송에 휘말렸다는. 그런데, 이 37명 중 12명의 기초단체장이 무슨 일 때문에 소송에 휘말린 줄 아십니까? 바로 업무추진비 사용 때문입니다. 예전에는 판공비라고 불렸죠.


어떻게 했기에 소송까지 제기됐을까요? 결론적으로 말하면 국민의 세금을 사적으로 유용했기 때문입니다. 그동안 문제가 된 기초단체장들의 업무추진비 사용내역을 보면 공통적인 부분이 있는 데, 바로 업무추진비의 대부분을 식대·선물·격려비·경조사비 등으로 지출했다는 겁니다. 물론 해당 지자체장들은 “정당한 업무에 따른 업무추진비 지출입니다. 아니, 그럼 자치단체장 업무를 보면서 개인 돈을 쓰라는 말입니까?”라고 항변하고 있습니다.


선거 때 다들 공개한다고 했지만... 공개도 안 하고, 공개해도 무성의하게 공개하고... 이게 뭡니까!!

하지만, 어쩌죠? 국민들이 이 말을 믿을 수가 없으니 말입니다. 그래서 그동안 지자체장의 업무추진비 남용에 대한 논란이 있을 때마다 전국 각 지역의 시민단체와 국민들은 바로 이런 부분들을 지적하면서 이렇게 요구했습니다. “왜 국민의 혈세인 세금을 사적으로 친분 있는 사람이나 단체, 그리고 개인용도가 짙은 경조사비 등으로 사용하느냐. 만약 지자체장의 해명처럼 정당한 업무 활동에 따른 정상적인 업무추진비 지출이었으면 공개하라!”고 말입니다.


이러한 요구가 거세지자 결국 지자체장들은 지자체 홈페이지를 통해 매일, 혹은 매달, 혹은 분기별로 업무추진비를 공개, 투명한 업무추진비를 집행하겠다고 한결같이 약속했습니다. 하지만 언제나 그렇듯이 역시나 잘 지켜지고 있지 않습니다.

대표적인 사례를 통해 한 번 볼까요?

사용자 삽입 이미지

이 지자체는 업무추진비 공개 란만 만들어 놓고 아예 등록된 글이 하나도 없습니다.뭐, 달리 할 말이 없습니다. 이렇게 공개 안 하는 지자체도 많고, 공개란이 있어도 어디에 있는지 찾기조차 힘든 곳도 많습니다.

다음을 또 볼까요?


이 지자체는 공개는 하긴 했는데, 일일 공개도 아니고 월별 공개도 아니고 분기별 공개를 했네요. 그런데 분기별 사용용도를 보니 이렇게 되어 있습니다.

『시장업무추진비 총 261,000천원중 2007년도 1/4분기에 48,257천원, 2/4분기에 42,672천원으로 총 90,929천원(기준액 대비 34.8%)을 사용하였습니다.』

 

여러분은 이게 업무추진비를 공개하겠다는 의지로 보입니까? 업무추진비를 공개한다고 했을 때는 최소한 국민들이 공개된 업무추진비 내용을 읽고, ‘아, 여기에 이렇게 썼구나’ 라는 것을 알기 위해 공개하는 것 아닙니까? 이렇게 해 놓으면 공개의 의미가 없지요. 이게 무슨 공개입니까? 그리고 보시다시피 성의도 없습니다. 업무추진비 결산 년도 순서도 뒤죽박죽입니다.


다른 곳을 또 볼까요?

 

월일

구 분

내         용

인원? 수량

금  액

비고

10.11

카 드

 현안사업 추진을 위한 간담 및 오찬

60명

131만6천


10.11

물 품

 업무 추진 간담회 물품구입


11만1천


10.11

현 금

 업무 추진 관계자 격려 업무추진비


2백만원


 

그래도 이곳은 일일 공개를 하기는 했네요. 이 날 하루 업무추진비로 3백42만7천원을 썼습니다. 그런데 이 공개된 내용을 보니까 다 ‘업무 추진’ ‘현안 사업 추진’ 간담회로 되어 있습니다. 그런데, 이렇게 뜬구름 잡기 식으로 공개를 하면 이를 보는 사람들이 무슨 사업에, 어떤 사람들이 모여, 어떤 목적으로 간담회를 했는지를 전혀 알 길이 없습니다. 공개를 했다고는 하지만 업무추진비 지출의 정당성을 파악하기 힘듭니다.


왜 이 문제를 지적 하느냐고요? 사업추진을 위한 간담회에 업무추진비를 사용했다는 말, 업무추진비 공개를 하고 있는 지자체에서 공통적으로, 그리고 아주 흔하게 자주 사용하는 말입니다. 그런데 문제는... 이렇게 사업추진, 업무 추진 명목으로 간담회를 가졌다는 업무추진비의 경우 지자체장이 친분 있는 단체나, 관변단체, 그리고 친분인사와의 만남에 주로 지출, 개인적 친분관계 유지를 위해 업무추진비를 사용한다는 지적이 그동안 끊임없이 제기돼 왔습니다.그래서 이런 식으로 공개하면 하나 마나입니다.


앞서 지자체장들의 해명이 있었지만, 지자체장들은 역시 이런 부분들에 대해서도 “그럼 아무도 만나지 말라는 거냐?’고 주장합니다. 만나지 말라는 말은 아닙니다. 만나는 데, 주장하는 것처럼 국민들이 업무추진비에 대해 의구심을 가지고 있는 만큼, 그 의구심을 해소하기 위해 업무추진비 공개를 할 때 무슨 목적으로, 어떤 사안에 대해, 어떤 사람들과 만나 논의했는지를 공개하라는 겁니다.


지자체장들은 여러 이유를 들어 모두 공개하기 곤란하다고 하지만, 떳떳하면 왜 공개 못합니까!!

지자체장들은 ‘개인 신상을 공개하면 곤란하다’는 말을 하면서 이 부분을 피해 가는데, 지역의 발전을 위해 만나서 논의하고, 또 그 사업이 잘 되도록 지혜를 모은다는 데 어떤 국민이 뭐라고 하겠습니까. 오히려 격려를 하지. 안 그런가요? 이렇게 자꾸 숨기니까 불신이 조장되는 건 아닌지요. 왜 떳떳하게 공개를 안 하는 겁니까?


솔직히 공개를 안 하는 건지, 못하는 건지, 혹은 공개를 한다고 하기는 했는데 막상 세세하게 하자니 귀찮아서 그런지는 잘 모르겠습니다. 그리고, 지자체장을 예를 들어 이 글을 쓰기는 했지만 업무추진비 공개 대상은 지자체장 뿐만이 아닙니다. 모든 정부 부처와 공공기관, 그리고 지자체, 그리고 국회의원, 기초의원 모두가 해당되는 일입니다. 국민의 세금을 썼으면 어디에 어떻게 썼는지 밝혀야 합니다.


업무추진비를 사용하는 데 있어 얼마나 그 사용처와 사용내역이 기밀사항인지는 모르겠지만, 떳떳하게 썼으면 오히려 모두 공개해서 “내가 국민들을 위해, 지역민들을 위해 이런이런 일을 하기 위해 이런 이런 사람들을 만나 이런 이런 이야기를 했다.”고 밝히면서, “국민과, 주민여러분의 의견은 어떠십니까?”라고 묻는 소통의 공간으로 활용해야 할 것입니다.


그리고 국민과, 주민들과 약속을 했으면 지켜야지요. 왜 선거 때만 되면 ‘이것도 하겠다, 저겄도 하겠다’고 해 놓고는 당선 되면 나 몰라라 하나요? 매일 ‘발전’이다 뭐다 해서 구호만 외치지 말고 국민들과, 주민들과의 신뢰 회복을 위해 하나하나 개선하는 노력을 했으면 합니다. 그렇게 하나씩 고쳐질 때 불신과 대립이 아닌 대화와 타협, 그리고 신뢰의 문화가 형성되고, 그 속에서 진정한 풀뿌리 민주주의가 정착될 것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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