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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모님을 생각하며

바라보면 마음 저리는 사진 한장

부모님은 늘 자식을 생각하는 데...
자식은 아주 가끔씩 부모 생각하니
자식은 부모 마음 언제쯤 알까요?

어릴 적, 빨리 어른이 되고 싶었던 때가 있었습니다. 그런데, 돌이켜 보니 나도 모르게 벌써 어른이 되고, 두 아이의 아빠가 되어 있습니다.
올해도 어느 덧 끝자락을 향해 가고 있으니, 시간이라는 것이 참으로 빠르다은 생각을 합니다.


하지만 아직 '세월'이라는 것을 말한 나이는 아니기에, 그 세월이라는 것이 가슴에 와 닿은 적은 그리 많지 않습니다.

그런데, 문득 문득 이런 나의 마음에 '아픈 세월'을 떠올리게 하는 것이 있습니다. 세월이 천천히 갔으면 좋겠다는 생각을 하게 하는 것이 있습니다.


내 늙으신 아버지와 어머니! 고향 시골에 갈 때마다 내 마음 한 구석 시리게 만드는 내 아버지와 어머니. 당신들의 주름진 손과 굽어가는 허리를 보면, 문득 마음 속 울컥하는 뜨거움의 그 무엇인가를 느낍니다.


세월의 힘 견디지 못한 내 아버지와 어머니 뵐 때마다 마음이 왜 이리도 시린지 모르겠습니다.

사용자 삽입 이미지

다리가 아파 시장에 못 가시는 어머니. 지난 주말에는 김장 준비를 위해 새우젓을 사러 어머니랑 시장에 갔다 왔습니다. 차로 15분이면 가는 거리를 어머니는 혼자 가지 못하시고, 이 자식이 오기만을 기다리셨습니다. 

앞서 가는 어머니 뒷 모습이 저리도 작아 보인다는 것을 나는 지금까지 그리 많이 느끼지 못했습니다. 아직 부모 마음 다 헤아리지 못한 탓이겠지요. 하지만 철 없는 이 자식의 눈에 그날 나를 앞서서 걸어가는 어머니의 작은 모습이 보였습니다.

세월 탓도 있겠지만, 하루 종일 앉아 마늘을 까시니 굽어가는 허리가 더 빨리 굽어지셨습니다. 까지 말라 하셔도 밥 먹고 뭐하냐 하시며 오늘도 마늘을 까시는 내 어머니. 말씀은 저리 하시지만 한 푼이라도 벌어 당신 용돈이라도 쓰시려는 어머니.

하지만, 그 마음 뒤에는 이 자식에게 짐이 되지 않으려는 한다는 것을 저는 압니다. 어쩌다 한 번 용돈이라도 드리면, 그 돈 고스란히 손주들 손에 쥐어 주시며 '엄마, 아버지는 괜찮으니 젊었을 때 한 푼이라도 절약해서 잘 살어라'하시는 내 어머니입니다.

오늘은 비가 내리기에 아침 출근길에 시골에 전화를 했습니다. 어제 추수를 했다고 합니다. 해마다 내가 시골에 내려갈 수 있는 주말에 추수를 했는데, 이번 주말에 비가 온다는 소식에 부랴부랴  추수를 했다고 합니다.

왜 연락 안 했냐 했더니, 어머니는 '엊그제도 아버지 병원 때문에 회사 빠졌는 데, 또 안 나가면 회사에서 밉보이는 것 아니냐?' 하시며, 걱정말고 회사일 잘 하라 하십니다. 괜히 화가 났습니다. 나 없이 두 분께서 힘들게 볏가마를 옮겼을 생각을 하니 화가 났습니다.

그리고 지금 이렇게 마음이 아픞니다. 세월의 힘을 견디지 못해 늘 파스를 붙이시는 내 어머니, 아픈 다리를 이끌고 추수했을 어머니 생각에 마음이 아프고 시립니다.

부모는 한 평생 늘 자식을 먼저 생각하는 데, 자식은 매일 잊고 살다 이따금씩만 부모 얼굴 떠올리니... 자식은 부모 마음 언제쯤이나 알게 될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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