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만남-아름다운 사람

어느 가난한 젊은 도예가의 꿈, "영혼 깃든 도자기 만들고 싶다"

       
“가스 가마와 달리 전통 가마에서는 다양한
변화가 나타나죠."
 

"같은 흙과 유약을 쓰고, 같은 가마에 넣었어
도 불을 어느 방향에서 얼마나 받았느냐에
따라서 빛깔이 다르고 무늬가 달라져요."


"이 가마속에서 언젠가는 영혼이 담긴 도자기,
단 한 개만이라도 만들고 싶어요"


어느 가난한 젊은 도예가의 꿈, "내 삶에서 영혼이 깃든 도자기 단 하나만이라도 만들었으면..."

사용자 삽입 이미지

1300℃로 타오르는 불빛! 빨갛지도 노랗지도 않고 물처럼 투명하다. 은은한 멋이 배어나는 이 색감을 얻기 위해 가마에 장작을 넣은 뒤 꼬박 20여 시간을 그는 기다린다. 그 시간동안 옆에는 담배꽁초가 쌓인다. 장작 하나를 더 넣어야 하나, 넣지 말아야 하나? 그 하나를 고민하는 데, 그의 옆에는 이렇게 담배꽁초가 무수히 쌓인다. 


젊은 도예가 진범석씨(38). 오늘도 그는 작업이 수월한 가스 가마 대신, 꼬박 20시간을 가마 옆에서 물 한 모금으로 버티며 지켜야 하는 전통 가마를 이용해 도자기를 빚는다.


 “도자기는 만든다고 하지 않아요. 빚는다고 하지요. 그만큼 영혼이 담긴 ‘정성’이 들어가지 않으면 안 된다는 뜻이기도 합니다. 그런데 8년이 지났지만 영혼의 근처에도 못 갔고, 정성이라는 단어조차 부끄러울 정도로 좋은 도자기를 만들지 못하고 있어요. 아직 제 마음이 깨끗하지 못한 탓인가 봅니다.”


집안 권유로 회계학과 진학, 하지만 학업 중도 포기하고 도예의 길로 들어서다.

  

집안 어르신의 권유로 어쩔 수 없이 회계학과를 진학했지만,  결국 학업을 중도에 포기하고 그 길로 문경으로 가 그곳에서 도자기 명인인 월파 이정환 선생님을 만나 도예의 길을 걷기 시작, 8년 째 수많은 도자기를 구웠지만 여전히 그에게 있어 자신이 만든 도자기는 세상에 내놓기 부끄럽다 말한다. 
 

사용자 삽입 이미지


그의 가마 이름은 서천동요(西川東窯)이다. ‘서쪽에 있는 물과 동쪽에 있는 흙이 만나 불과 동화 된다’라는 뜻이다. 처음부터 이 가마 이름이 서천동요는 아니었다. 이 가마 이름을 짓기까지는 몇 년의 시간이 걸렸다 한다. 도자기를 빚는 가마의 이름은 그 사람의 얼굴이라 생각했기 때문에, 아직 자신의 실력이 이름을 알릴만큼 경지에 오르지 못했기에 섣불리 이름을 지을 수 없었다 한다.


“이번 여름에도 단 한 번의 실수 때문에 몇 백 작품을 모두 깨버렸죠. 두 달간 담배 값도 없어서 힘들었어요. 하지만 포기하면 안 되겠죠? 언젠가는 꼭 영혼이 깃든 도자기를 만들고 싶어요. 이게 제 꿈이에요. 제가 죽기 전에 이런 도자기를 만들 수 있을지는 모르겠지만요.”


얼굴이 검게 그을리고 눈물을 쏟을 만큼 눈이 매워도 가마를 떠나지 못하는 것, 미치지 않고서는 영혼의 도자기를 만들 수 없다면서 하루 빨리 자신이 미쳤으면 좋겠다는 말을 하는 진범석씨. 자신의 삶에서 언젠가는 단 하나라도 좋으니, ‘영혼의 깃든 도자기’를 만들고 싶다는 게 그의 꿈이다.


사용자 삽입 이미지

가난하지만, 아직 가야 할 길이 멀었다지만, 언젠가는 반드시 이 타오르는 가마의 불꽃과
그의 손길에서 ‘영혼의 깃든 도자기’가 이 세상에 탄생하기를 기도해 봅니다.그리고 우리
옛 전통의 맥을 이어가는 당신께 고맙다는 말을 꼭 전하고 싶네요.


Daum 블로거뉴스
블로거뉴스에서 이 포스트를 추천해주세요.
추천하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