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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의 사랑스런 아내

산부인과, 아내만 보내지 마세요


산부인과에 아내 혼자 가면

아내는 어떤 기분이 들까?



자세한 말은 안했지만 아내가 지난달부터
산부인과 한 번 가봐야겠다는 말을 자주
하곤 했습니다.

솔직히 남자라 잘 모르지만, 아이를 낳고
얼마의 시간이 지나면은 산부인과 가서
이런저런 검사를 받아야 좋다는 얘기를 들은 기억이 있는 지라, 아내에게 간다는 말만 하지 말고 한 번 가서 검사를 받아보라고 했습니다.

 

남편 없이 혼자서 산부인과 온 여자분, 결국 진찰 안 받고 그냥 병원을 나갔습니다.

그런데 말로만 간다고, 간다고 하면서도 영~ 갈 기미가 보이질 않아서 지난 토요일에 시골 가기 전에 병원에 함께 갔다 왔습니다. 산부인과 들어가니, 여기저기서 부부들이 이야기를 하고 있는 모습, 우리 부부도 아기 가졌을 때 생각이 나면서 새삼 기분 좋더군요.^^  그런데, 저보다 먼저 온 여자 분이 제 앞에 있는 소파에 앉아 있었는데, 우연히 전화하는 내용을 들었습니다.


“엄마도 안 돼? 알았어. 어, 그냥 바쁜 일이 있어서...”


전화를 끊고 난 후 서로 이야기를 나누는 다른 부부들과는 달리 그 여자 분은 혼자서 벽에 붙어 있는 아기와 산모 관련 포스터만 계속해 바라보더군요. 그냥 제 앞에 있다보니 시선이 마주쳐 바라보았는데, 그냥 왠지 우울해 보였습니다. 한참 후에 그 여자 분이 어디론가 또 전화를 하더군요.


“안돼? 올 수 없어? 시간 내려면 낼 수 있잖아. 아, 됐어!”


여자 분은 제가 있는 앞에서 언성을 높인 게 신경 쓰였는지 살며시 일어나 밖으로 나갔습니다. 제 생각으로는 남편 분이 아마 무슨 일이 있는지는 모르겠지만, 아무튼 함께 오지 않은 것에 대해 여자 분은 서운하기도 하고, 또 화가 나기도 했나 봅니다. 그 여자 분이 나간 후에 아내에게 문득 궁금해서 물어봤습니다. 여자 혼자 산부인과 오면 기분이 어떠냐고? 그랬더니 아내가 말하더군요.


“기분 얼마나 이상한데. 괜히 사람들이 나만 쳐다보는 것 같고... 꼭 남편 없는 여자처럼 보일 것 같기도 하고... 그래서 괜히 서글퍼지기도 하고 그래. 내 친구도 전에 남편 없이 혼자 산부인과 좀 자주 갔었거든. 그런데, 그 때 서운한 마음이 아직도 안 가신대. 아까 그 여자 분도 속 많이 상해서 그런 걸 거야?”


아내 혼자 산부인과 보내지 말고, 남편이 꼭 함께 가세요!

그런가? 음~ 한참 지난 일이기도 하고, 또 솔직히 제가 남자인지라 여자(아내) 마음을 다는 알지 못하겠습니다. 남편 없이 아내 혼자 오면... 뭐랄까? 아내가 말한 것처럼 다른 사람들이 좀 이상하게 생각하지 않을까 하는 생각. 그리고 남편과 같이 온 여자와 자신이 비교되면서 서글퍼진다고나 할까? 뭐, 이런 생각까지는 해 봅니다. 역시 그 기분, 다는 이해 못하겠지만요.


아무튼, 그 여자 분은 간호사가 계속해 이름을 부를 때까지도 다시 병원에 들어오지 않았습니다. 저에게도 물어보더군요. 금방 앞에 계시던 분 못 봤느냐고요. 잠깐 밖으로 나가신 것 같다고 했더니, 간호사 분이 밖에까지 나갔다 왔지만 결국 그 여자 분은 그날 진찰을 하지 않았습니다. 아마, 그냥 집으로 갔나 봅니다.


그 여자  분을 보고, 새삼 아내 말을 들으면서 그런 생각이 들었습니다. 부부가 서로 평소에도 잘해야 하지만, 특별히 더욱 신경을 써서 잘해야 할 때가 있다는 생각. 특히 아내가 임신했을 때와, 그리고 이렇게 아내가 산부인과 병원에 올 때는 정말이지 불가피한 상황이 아니면 아내와 함께 병원에 오는 것이 좋다는 생각을 해 봤습니다.


남편은 ‘바쁘다 보니 그럴 수도 있지 뭐’라고 생각할 수도 있지만, 아내는 그게 아닌 가 봅니다. 아내가 산부인과 갈 때 불가피한 경우가 아니라면 혼자 보내지 마시고 꼭 함께 갔으면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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