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짧은 사색과 향기방

유시민, 왜 보수텃밭으로 갈까?

 
2003년 4.24 보궐선거에 국회의원 한 명이 당
선됐다.

당선후 그 사람은 국회에서 의원선서 하던 날
점잖은 양복 대신 평상복을 입고 국회에 등원
해 국회의원 선서를 했다.


“옷차림이 뭐야? 국회를 뭘로 보는 거야?”


평상복 차림의 그에게 한나라당 의원들과 일
부 민주당 의원들의 비난이 쏟아졌다.

국회와 국회의원 품위를 훼손시켰다는 것이 비난의 이유였다.


대권 향한 행보? 지역주의 타파? 유시민, 그는 왜 보수텃밭 대구로 향한 걸까?


평상복 차림으로 국회의원과 국회의 품위를 훼손(?)하며 국회에 등원한 사람, 그의 이 등장은 언론과 인터넷 게시판을 뜨겁게 달궜다. 연일 뜨거운 찬반 논란을 일으켰다. 그의 등장은 그렇게 시작부터 우리사회에 큰 파장을 낳았다.


그가 바로 유시민이다!
 


개혁당 대표를 거쳐 국회의원, 열린우리당 최고의원, 보건복지부 장관 등 짧은 정치활동에도 불구하고 그는 정치의 중심세력으로 성장했다. 하지만 그는 첫 등장에서부터 그러했듯, 정치인으로 활동하는 동안 동료 국회의원들에게 소위 찍힘으로써 순탄한 정치활동을 하지는 못한다. ‘같은 말을 해도 싸가지 없이 한다’는 동료 의원의 말은 그가 얼마나 동료의원들에게 모진 말을 했고, 그에 따라 동료 의원들에게 배척됐는지를 알 수 있게 한다.


하지만 이 같은 유시민 의원의 발언과 행동은 동료 의원들에게는 ‘싸가지 없는 발언과 행동’으로 비춰졌을지 모르지만, 그의 그 싸가지 없는 발언과 행동의 뒤에는 추잡한 국회의원들의 이중적 태도와 낡고 부패한 우리 정치사에 대한 신랄한 비판이었기에, 국민들은 그의 말에서 일종의 카타르시스를 느낄 때도 많았다. 그래서 한 때 그는 가장 인기 있고 믿음 가는 정치인이라는 대중적 지지를 받기도 했다.


하지만 이번 대선에서 통합신당 대선 후보 선출 후보로 나와 자신의 정치적 가능성에 대해 모의시험을 치렀지만 낮은 점수를 받았고, 또한 이번 대선에서 진보진영이 한나라당에게 패함으로써 노 대통령의 정치적 동반자로 불렸던 유시민에게는 적지 않은 정치적 손실을 입은 한 해였다. 때문에 현재 정치인 유시민에게는 남아 있는 정치적 입지와 자산은 그리 크지 않다.


하지만 그럼에도 불구하고 정치인 유시민은 여전이 주목받는, 정치권에서 무시할 수 없는 정치인이다. 한나라당을 비롯한 보수진영에서 차기 지도자로서 박근혜, 오세훈, 정몽준 등의 인물이 거론된다면, 진보진영에서 차기 지도자로 성장할 수 있는 가능성 중에 유시민이라는 이름은 절대 간과할 수 없을 것이다.
 

그런 그가 이번에 스스로 정치적 가시밭길이 될 수 있는 선택을 했다. 내년 4월 총선을 보수텃밭으로 불리는 대구 수성구에서 출마할 것이라고 선언한 것이다. 그 동안의 선거에서 볼 때 볼 때 유시민의 대구 수성구 당선 가능성은 현재로서는 거의 없어 보인다. 그런데 이런 정치 풍토에서 유시민은 왜 대구 수성구를 선택했을까?


유시민의 대구 수성구 출마가 전해지자 유시민을 싫어하는 사람들은 ‘대권을 향해 노 대통령 따라하는 것이냐?’ ‘질 것 같으니까 지역타파라는 명분이라도 얻자는 것이냐’라는 등 비난을 하고 있다. 반면 유시민을 지지하는 사람들은 ‘용기 있는 결정이다’ ‘우리 정치에서 깨야 할 것 중 하나가 지역주의다. 가시밭길을 자처하다니, 당신이야말로 참 정치인’이라며 ‘반드시 당선돼서 돌아오라’며 용기를 주고 있다.


유시민 의원은 수성구 출마를 발표하면서 ‘국민들을 위한 유시민의 정치’를 하겠다고 밝혔다. 유시민이 말하는 ‘국민들을 위한 유시민의 정치’란 과연 무엇일까? 정치적 홀로서기에 나선 유시민이라는 존재는 과연 어떤 존재가 되어서 국민들 앞에 나타날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