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취재-참세상 꿈꾸며

신의 직장 ‘기초의원’ 90일 일하고 연봉은 3500

‘군산시 기초의원이 일 년에 쓰는 돈은 얼마일까?’ 갑자기 궁금해졌다. 그래서 조사해봤다.

군산시 2010년 예산안에 따르면 군산시의회가 한 해 동안 쓰는 돈은 32억 1284만 9천원. 군산시의회에는 24명의 기초의원이 있으니 의원 한 사람당 1억 3380여만 원을 쓰는 꼴이다. 물론 이 돈에는 의원의 의정활동을 돕는 31명의 공무원 인건비등 경상비와 활동비가 포함되어 있다.

그럼 의원 한사람에게 직접 지출되는 돈은 얼마나 될까?

군산시 2010년 의사과 예산안에 따르면 기초의원들이 받는 의정활동비(보조비 포함)가 1320만원, 월정수당 2172만원을 합하면 연 3492만원의 급여를 받는 셈이다. 이 금액에는 국민연금, 건강보험료(건강부담금)등은 포함되어 있지 않다. 의회에서 내주기 때문이다.

연봉 3500여만 원 정도면 괜찮은 직업이라 할 수 있다. 혹시 4년 임기이기 때문에 많이 받는 것 아니냐고 이야기 할 수 있지만 요즘 세상에 이정도의 연봉에 4년이 보장되는 직업도 많지는 않다.

그런데 의원이 받는 돈은 3500여만 원이 전부가 아니다. 의정활동 잘하라고 의원들에게 따로 지급되는 돈이 있다. 의정운영 공통 업무추진비다. 개인에게 직접 나눠주는 것은 아니지만 각 의원들은 연 513만6천원을 쓸 수 있다. 의장으로 선임이라도 된다 치면 매달 250만원의 기관운영추진비가 따로 지급된다.

의원들의 세미나 또는 교육 참석을 위한 명목으로 출장비도 준다. 국내 출장의 경우 연 1회씩만 간다고 쳐도 각 의원들이 쓸 수 있는 돈은 41만원이나 된다. 또 1년에 한번 해외 출장도 보내준다. 외국의 선진의회 견학 이라든지 우리시와의 국제교류를 위해 해외 출장을 위해 드는 비용은 의장, 부의장에게는 250만원, 각 의원들에게는 180만원이 지급된다.

연봉 3500만원에 국민연금, 건강보험료(건강부담금)까지 내주고 국내출장비 41만원, 해외출장비 180만원, 업무추진비 513만6천원을 쓸 수 있다면 정말 좋은 직장이다. 그리고 결정적으로 투잡(Two Job)이 가능하다. 즉 다른 직업과 겸업이 가능하다는 것이다.

기초의원의 경우 공식적인 의원 활동일수는 90일이다. 1년에 90일만 일하면 연봉 3500만원에 갖가지 부대혜택을 누릴 수 있는 것이다.

2006년부터 명예직이었던 지방의회 의원들을 유급제로 바꾼 이유는 생계걱정 말고 열심히 의정활동에 전념해 행정부를 제대로 견제하기 위해서였다. 즉, 유급제는 의원들이 의정활동에 전념해 의원들이 받아가는 돈 이상의 생산성을 내기 위해서였다. 1억을 써서 2억 원의 예산낭비를 맞고, 주민들에게 필요한 조례를 만들면 소위 말해 의원들은 밥값을 하는 것이다.

군산시의원 뿐만 아니라 전국의 모든 기초의원들이 정말로 공부하면서 주민을 위해 열심히 일하는 기초의원이 되기를 바란다. 90일 일하고 연봉 3500만원을 받는 신의 직장에서 편안히 먹고 놀지 말고 제대로 밥값을 하길 바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