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똑바로! 미디어 비평

국민이 '떼’ 쓴다? 떼쓰는 건 국민 아닌 대통령




이명박 대통령, 국민 대다수가
떼 쓴다?




우리 사회에서 정말 '떼' 쓰는
사람은 누굴까요?






"국민 대부분이 '한국은 법과 질서보다 떼를 쓰면 된다, 단체행동하면 더 통한다.'는 의식을 갖고 있는 것 같다. 법과 질서를 제대로 지켜주면 GDP가 1% 올라갈 수 있다" -이명박 대통령 발언-


‘국민들이 떼를 쓴다? 국민들이 떼 안 쓰면 GDP가 1% 올라간다?’


‘떼’라는 말을 사전에서 찾아 봤습니다.


떼: [동사] 부당한 일을 해 줄 것을 억지로 요구하거나 고집하다.


그렇다면 대통령의 발언은 결국 국민들이 부당한 일을 억지로 해 달라고 했다는 건데... 국민이 무슨 떼를 썼다는 건지요? 국민들이 ‘부당한 일을 해 줄 것을 억지로 요구하거나 고집’ 한 것이 얼마나 많기에 대통령까지 직접 나서고 법무부가 즉각적으로 ‘떼법 문화’를 근절시키겠다며, 소위 5공 시절의 백골단까지 부활시킨다는 거지요?


이 대통령은 대부분의 국민들이 떼를 쓴다고 했는데, 국민이라 함은 결국 직장 다니는 노동자, 농민, 어민, 주부, 대학생 등을 지칭하는 건데요. 그렇다면 그런 국민들이 지금 떼(?)를 쓰는 건 물가 안정, 비정규직 문제 해결, 양극화 해소, 보육비 등 복지정책 강화, 농어촌 대책, 태안주민들의 기름유출 보상, 대학생들의 등록금 인하, 사교육비 절감대책 등입니다.


이게 떼인가요? 이를 위해 서울 광화문에 모여 집회하면 그것이 떼를 쓰는 단체행동인가요? 그건 ‘떼’가 아니라 정당한 ‘권리 주장’입니다. 권리주장하려면 대화를 통해 하라고요? 대화로 하지 왜 단체행동, 즉 집회를 하냐고요? 그 이유를 모르십니까?

우리 사회에서 노동자와 농민, 서민들이 ‘권리 주장’을 하면 언제 정부가 제대로 그 소리에 귀 기울여 진지하게 들어 준 적 있습니까? 서울 광화문에서 집회해야만 ‘무슨 일인가?’ 관심(?) 가지면서 그 때서야 대화 운운하고, 언론도 그 때서야 기사 써 줍니다. 결국 ‘교통 체증, 과격 시위’라는 말로 권리주장을 떼로 둔갑시키지만.


그리고 이 대통령의 이번 발언에 핵심이 아마 노동자 파업을 말하는 것 같은데, 이 대통령의 사고에는 노동자들의 파업이 정치적 파업이라고 생각하지요? 그것 때문에 경제가 발목 잡힌다고 생각하시지요? 저도 직접 이 대통령의 인식을 들을 수 있는 기회가 있었는데, 정치파업이라는 부분에 대해 강경한 입장을 가지고 있더군요.


선거때는 귀 기울인다고 하더니...이제는 떼쓴다고? 비정규직의 주장이, 농민들 주장이, 등록금과 사교육비 주장이 과연 '떼'입니까?

그런데요, 정치 제대로 하면 뭣 때문에 정치적 파업하겠습니까? 그리고 재벌 들이 제대로 경영하면 노동자가 뭣 하러 파업하겠습니까?

정치 똑바로 못하고, 노동자가 일해서 이윤 남은 돈으로 노동자의 복지 등을 향상시키기 보다는 자신의 배만 불리고, 특히 비자금 조성해 정치권력에 갖다 바치니... 결국 이러한 잘못으로 인해 궁극적으로 노동자의 삶이 궁핍해지니 정치적(?) 파업 하는 거 아닙니까. 이러한 것을 대통령은 정치적 파업이라고 하는 데, 정확히 말하면 생존권 투쟁이라고 하는 겁니다.


그리고 꼭 하고 싶은 말이 있는데요, 이 대통령과 현 정부가 비정규직 등 노동자나 농민, 서민 등 국민들의 정당한 주장을 ‘떼’라고 말하면 안 됩니다. 대통령을 비롯해서 이 땅의 정치인들 선거 때가 되면 허리를 90도로 숙이면서 국민들에게 뭐라고 했지요?


“머슴이 되어서 주인을 위해 열심히 일 하겠습니다. 저를 청와대로~ 국회로 보내 주세요. 대통령이 되면, 국회의원이 되면, 시장이 되면, 시의원이 되면 여러분들을 위해 일하겠다. 여러분의 목소리를 대변하겠다.’며 억지로 손 끌어당겨 친한 척 하면서 앵무새처럼 말했습니다.”


맞지요? 분명히 그렇게 말 했지요? 이른 새벽부터 길거리 나와서 90도 허리 숙이고 인사하면서, 평소에는 거들떠보지도 않던 점퍼 입고 서민 흉내 내면서 노동자 찾아다니고, 농민들 찾아다니고, 재래시장 상인들 찾아다니고, 젊은 층 찾아다니고, 서민들 찾아다니며 그렇게 말했지요?


그런데 대통령이 되고 나니, 정권을 잡고 나니 생각이 바뀌셨습니까?


지금 국민들이 떼를 쓴다고 했는데, 떼쓰는 사람은 국민이 아니라 바로 대통령을 비롯해 국회의원 등 정치하는 사람들입니다. 입만 열면 '국민, 국민'하지만 실상 보면 자기 밥그릇 지키기에 정신이 없습니다. 그러면서도 '국민 위해 일할 테니 뽑아달라'며 '떼'를 씁니다. 아닌가요?


그리고 진짜 떼쓰는 사람은 대통령 아닌가요?

한반도 운하 한다고 떼쓰고... 부적격 인사를 그대로 장관에 임명하고... 결국 ‘강부자 내각’, ‘대한민국 1% 내각’이라는 말을 탄생시겼습니다. 국민의 뜻을 헤아리지 않는, 존중하지 않는 이 같은 대통령의 불도저식 행동이야말로 사전에서 정의한 진짜 ‘떼’ 아닌가요?

덧붙임: '국민들이 떼쓴다' 말, 자칫 국민 위에 군림하는 말로 오해받을 수도 있습니다. 설령 발언 의도가 그것이 아니라 해도, 국민을 섬겨야 하는 대통령으로서 국민에게 그런 말을 쓰는 것은 대통령으로서 적절한 표현은 아니라고 봅니다.